[1301 첫째주] 태백산

2014. 3. 16. 21:47강원도

[1301 첫째주] 태백산(1,567m)

 

유일사 - 장군봉 - 천재단 - 태박산

약 4시간 30분

 

산에 오르면

 

산은 높을수록 좋다

오르느라 힘들고

숨이 턱에 닿지만

높다란 봉우리에 올라서면

나이를 잊고

직업도 잊고

계층도 계급도 없이

지식 나부랭이

거추장스런 이념들

모두 허망하게 흩어지고

몸뚱이만 남아서 헉헉댈 뿐이다

 

그리하여 산에 오르면 누구나 알몸이다

그래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함께 웃는다

산에 와서 잘난 척해봐야

비탈길 오를 땐 숨차고

있는 척해봐야

낭떠러지 위에 서면 오금이 절일뿐이다

 

산에 오르면

찬란했던 과거도

설움에 찌들었던 기억도

다 어디로 갔는지

짙푸른 저 숲속에

푸르른 저 하늘 저 빈 공간에

어제도 오늘도

내일마저도 떠내려간다